카테고리 없음

*[생명]"인간배아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생명입니다" - Fr.이창영 外

fireball'Flee 2022. 7. 25. 21:25

*2005.12.04 *

http://www.tgcatholic.or.kr/  (대림제2주일(인권주일) / (대구주보)

 

 

 

[이 주일의 말씀] 

"인간배아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생명입니다." 


오늘은 한국천주교회가 정한 스물네 번째 인권주일입니다. 인권주일을 맞이해서 인간의 가장 기본 권리인 ‘생명권’, 특히 요즈음 가장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배아의 생명권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며칠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배아줄기 세포 연구를 위한 난자 제공 문제와 관련한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을 보았습니다. 황우석 교수는 침통한 표정으로 울먹이면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우상으로 떠올랐던 그가, 어제까지만 해도 노벨상을 주어야 한다고 언론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그가 왜 국민 앞에 사과했습니까?

처음부터 가톨릭교회에서는 인간생명인 인간배아를 파괴시키는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당연히 중단되어야 한다고 수차례에 걸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난치병 치료제 개발이라는 좋은 목적이라 하더라도 초기 인간생명을 죽이는 연구와 그리고 여성의 인권을 짓밟는 난자 채취, 곧 호르몬 주사를 통한 난소로부터의 난자 채취는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엄중히 경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언론의 힘에 떠밀려 오히려 가톨릭과 윤리학계는 과학을 발목잡고 있다는 맹비난을 받아왔었습니다.  
나아가 언론은 국민들의 여론을 이용해 연구원 난자 제공에 대한 증거도 없이 가톨릭과 윤리학계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을 흠집 낸다고 비판하였습니다.

결국 영국의 생명과학자 제럴드 섀튼 교수와의 결별과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의 줄기세포연구용 난자채취 과정에서의 보상 지급, 그리고 두 명의 여성 연구원으로부터의 난자제공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진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이제까지의 우려와 의혹이 기정사실로 드러난 셈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수많은 의혹과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교수와 연구팀은 진실을 감추고 거짓말을 해 온 것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거짓말을 한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진실은 덮어 두고 거짓 증언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비양심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는 그 동안 인간배아가 우리와 똑같은 인간생명임을 주장해 온 가톨릭과 모든 국민들을 우롱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정말이지 생명과학자의 윤리, 곧 ‘정직성’(research integrity)은 존재하는가? 라고 묻고 싶습니다.

더군다나 정부에서는 지난 11월 22일, 난자 제공 등에 대한 세부적인 법적 기준을 시급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난자를 제공할 경우 교통비와 약간의 실비 정도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결코 인간배아를 인간생명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또 다른 새로운 규정과 법을 만들겠다는 태도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렇게 된다면, 과연 우리나라에는 인간의 생명권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나아가 여성의 인권 또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 본질과 핵심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생명과학의 근본적인 문제의 본질과 핵심은 인간배아의 ‘생명권’이라는 점입니다. 인간배아가 결코 세포가 아니라 인간생명이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인간배아줄기 세포 연구는 연약한 인간생명을 죽이는 행위임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앞으로 황우석 교수와 그 연구팀은 보다 더 겸허한 자세로 양심과 도덕의 목소리에 충실해 주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이창영 바오로 신부 / 가톨릭신문사]

 

 

 

톨릭 교회는 예로부터 성경 말씀에 따라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창세기1, 26-28)으로서 존엄하고 그에 합당한 여러 권리를 갖는다고 가르쳐 왔습니다. 모든 피조물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도록 불리었습니다. 인간은 바로 이를 위해 창조되었으며, 이것이 인간 존엄성의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인권은 인간의 존엄성에 근거하고, 인간 존엄성은 인권의 보장과 실현을 통하여 보증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물질주의와 소비주의가 만연한 나머지 인명 경시 풍조가 우리의

정신과 생활에 스며들어 인권을 위협하는 사태가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인간
은 생존권을 비롯하여 인간다운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절대적인 권리를 갖고 있습니
다. 특히 의식주의 권리와, 진료 등 정당한 사회적 봉사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병고, 노동력의 결여, 과부 신분, 노환, 실업 등에 처했거나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생존방법을 상실하는 경우에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갖습니다(참조:
지상의 평화 11항).

인간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기본적인 품위를 지킬 수 없게 하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빈곤입니다. 절대적 빈곤 상태에 내몰린 사람들의 처지는 흔히 대를 물려가며 세습되
기에 정부는 제도적인 뒷받침을 하여 지원해야 하며, 모든 신자들과 시민들도 서로 협
력하여 시급히 빈곤을 퇴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에서는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
습니다. 지금은 현역에서 물러나 있지만 오늘의 우리 사회가 있도록 노력한 주역들인
노인들이 우리 사회의 부담으로 치부되지 않고 또 다른 주역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우
리 모두가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정부가 체계적인 노인복지 정책을 마련하기를 촉구
합니다.

또한 북녘 동포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전하면서 우리는 북한 사회가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특히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고 실현되기를 촉구
합니다. 종교의 자유는 모든 자유 중에서 한 사회의 인간화 여부를 평가하는 가장 중
요한 잣대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인권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생명에 대한 권리를 무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무죄한 태아의 살인, 불치병 치료의 구실로 자행되고 있는 배아

줄기세포의 연구와 비윤리적 목적에 이용되는 여성 인권의 유린 등 입니다. 이러한 비
윤리적인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배아는 인간의 생명 자체입니다. 연구
를 위해 생명을 파괴해서는 안 됩니다. 그 대안으로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적극 권장합
니다.

둘째, 음지에서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이 인간 존엄성을 유린당

한 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정의에 어긋납니다. 이에 대
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셋째, 사형제도가 실정법으로 존재하고 그 존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

나 생명은 전적으로 하느님께 속한 것이므로 국가라 하더라도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비인도적인 사형 제도를 폐지하고 종신형 제도로 바꾸어야 합
니다.
넷째, 아직도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도구가 되고 있는 국가보안법의 독소조항이 남
아 있습니다. 이것을 인도적으로 개선하는 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수많은 선
량한 서민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하였고 그들의 가정과 삶을 파괴한 바 있는 국가
보안법의 독소조항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는 건강하고도 성숙한 사회를 이루는 데 크
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국가가 노력해야 하며 개인이

든 단체든 모든 이가 모두 함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살리도록 힘써야 합니다. 특히
하느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우리 신자들은 생활 현장에서 인권을 신장시
키기 위해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제24회 인권주일을 맞이하여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바치신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기를
빕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2005년 12월 4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기산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