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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살아있는 작가들의 수10억원짜리 작품들 ...'

by fireball'Flee 2022. 12. 15.
2008. 1. 30.

[출처] 조선@컴

 

 

                                  --------- 살아있는 작가들의

 수십억원짜리 작품들 --------

 

 

위 사진은 뉴욕 크리스티 옥션하우스에서 지난 주 있었던 현대미술 세일의 작품전시장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거꾸로 서있는 경찰은 마우리지오 캐털란(Maurizio Cattenlan,44) 이라는 현대미술작가의 2002년도 작품입니다. 밀랍으로 만들고 옷을 입힌 것이지요. 세일 당일에 130만달러(13억원)에 호가되었습니다.

옥션 하우스측의 예상가에는 미치지 못해 이 작품은 결국 유찰되었지만, 이 작가는 요즘 뉴욕 옥션 하우스에서 아주 인기 있습니다.
위 경찰 조각이 처음 전시된 건 2002년 봄, 뉴욕에서 아주 권위 있는 딜러의 갤러리인 매리언 굿맨(Marian Goodman) 갤러리에서 였는데, 9.11 테러 이후 불과 반년 뒤였기에 뉴욕경찰(NYPD)에 대한 사람들의 존경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컸던 때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렇게 머리를 땅바닥에 박고 거꾸로 서있으니, 에구에구, 뉴욕경찰의 권위가 말씀이 아니네요.
무시무시한 권위의 상징을 재미있게 우습게 만들어버리는 게 이 작가의 매력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히틀러를 소재로도 코믹한 조각을 만들었습니다.<사진>

 

 

이번 세일에 나왔던 캐털란의 다른 작품인 '작은 나(Mini-Me,사진)는 높이 37.5cm짜리 작은 조각인데

44만달러(4억4000만원)에 팔렸습니다. 아주 귀여운 조각입니다.

 

 


 

저는 이번 현대미술 세일을 직접 보러 갔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참 힘들게 봤습니다.
저처럼 경매에 참여하지 않는 구경꾼들은 ‘입석’ 티켓만 받을 수 있는데, 그나마 입석 자리도 꽉 차서 처음엔 메인 세일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옆방에서 스크린으로 보았습니다. 경매 시작 후 1시간쯤 지난 다음에 경호원들 눈을 피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메인 세일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요.

모네와 피카소를 파는 '인상주의/근대미술' 세일만해도 이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역시 지금 뉴욕 옥션하우스들의 세일 초점은 ‘현대 미술’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뉴욕 옥션하우스에서 현대미술 세일 때 가장 잘 팔리는 건 역시 앤디 워홀인데, 이번에는 소더비에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엘리자베스 테일러(Liz)가 1260만달러(130억원)에 팔렸습니다.

팝 아트 인기야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살아 있는 팝 아티스트들이 크게 인기를 끄는 게 재미있습니다.
작년에 미국 미술잡지인 ‘아트뉴스(Art News)’에서 살아 있는 가장 비싼 화가 10명을 꼽았는데 모두 작품 하나당 비싼 것은 500만달러(50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 중 1위는 성조기 문양으로 낯익은 재스퍼 존스(Jasper Johns)입니다. 아래 사진은 최근 소더비에서 팔렸던 재스퍼 존스의 작품들입니다.

 

 

 

그런데 그 비싼 생존작가 10명 중 제가 싫어하는 작가가 하나 있는데 바로 제프 쿤스(Jeff Koons) 입니다.
싸구려 상업 이미지인 키치(Kitsch)를 당당하게 내세우는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인데, 아무리 예술가의 손에 의해 고급 예술로 둔갑했다 한들, 저는 도저히 그 사람 작품은 좋아할 수가 없더군요. 아무리 눈을 씻고 보고보고 또 봐도 싸구려 키치로 밖에 안보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 인기는 존경할만 하지요.

 

 



 이번 크리스티 세일에서도 물론 그의 작품이 여러 개 팔렸는데,
그 중 하나가 꽃바구니<사진>로 230만달러(23억원)에 팔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프 쿤스의 작품 중 ‘눈뜨고 못 봐줄’, 충격적인 섹스 이미지의 실크스크린 판화 하나 나와서 화제였는데, 성공적으로 팔렸습니다. 52만달러(5억2000만원)에.

이 실크스크린 판화는 제프 쿤스 자신과 아내를 모델로 찍은 실제 사진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냥 사진이나 다름없이 생생한 이미지인데, 제 보기에는 역겨웠습니다.
옥션하우스에서 세일을 하기 전에 1주일 동안 세일작품을 보여주는 전시를 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전시실 구석에 검은 커텐으로 가려진 채 전시돼 있었습니다. 커텐 옆에는 ‘이 작품에는 성적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니 신중을 요한다’는 주의메시지가 아래와 같이 붙어 있었지요.

 

 

검은 커텐을 열고 들어가면 그 이상한 작품이 나옵니다. 음란물 유포로 문제가 될까봐 여기에 올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원래 세일장에서는 경매 작품을 앞에서 직접 보여주거나 아니면 화면으로라도 보여주는데,

이 작품은 워낙 심해서, 세일장에서 직접 보여주지도 않았을 뿐더러 화면에도 그냥 크리스티 로고만 띄웠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사람들 몇 명이 열심히 경매에 붙어 값을 올렸지요.

암튼 그건 그렇고,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현대미술이 미술 세일의 가장 중심에 있고, 작가의 수도 많고, 살아 있는 작가들이 대량 인기작으로 떠오르다보니, 보통 사람들 눈에는 이해가 안 되는 괴상한 작품도 수백만 달러, 수천만 달러에 팔리는 인기작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작가가 언제 어떻게 '대가'가 될 지, 글쎄요, 그걸 점치는 건 전문가들도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살아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에 돈을 쏟는 것은, 피카소나 모네를 사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위험 부담이 되겠지요.

하지만 콜렉터들의 취향은 점점 젊어지고,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것은 점점 주관적인 영역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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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닷컴"lett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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