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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holic(2)/*AveMaria*

*[이상화]'나의 침실로'- 보들레르

by fireball'Flee 2023. 3. 19.

2023.04.02 (성지주일)

 

 

 

*나의 침실로*

-------------------------------------------- 이상화 --------------------------------------------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려는 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으로 눈으로 유전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

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 뭇 개가 짇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둔 침실로 가자. 침실로!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국~ 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맘의 촛불을 봐라.

양털 같은 바람결에도 질식이 되어 얕푸른 연기로 꺼지려는도다.

마돈나 오너라 가자. 앞산 그리메가 도깨비처럼 발도 없이 이곳 가까이 오도다.

아, 행여나 누가 볼는지~ 가슴이 뛰누나.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마돈나 날이 새련다. 빨리 오려무나. 사원의 쇠북이 우리를 비웃기 전에

네 손이 내 목을 안아라. 우리도 이밤과 같이 오랜 나라로 가고 말자.

마돈나 뉘우침과 두려움의 외나무다리 건너 있는 내 침실 열 이도 없느니!

아, 바람이 불도다. 그와 같이 가볍게 오려무나. 나의 아씨여. 네가 오느냐?

마돈나 가엾어라. 나는 미치고 말았는가. 없는 소리를 내 귀가 들음은~.

내 몸에 파란 피~ 가슴의 샘이 말라버린 듯 마음과 목이 타려는도다.

마돈나 언젠들 안 갈 수 있으랴. 갈 테면 우리가 가자. 끄을려 가지 말고!

너는 내 말을 듣는 마리아~ 내 침실이 부활의 동굴임을 네야 알련만......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얽는 꿈. 사람이 안고 뒹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으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둔 밤 물결도 잦아지려는도다.

아, 안개가 사라지기 전으로 네가 와야지.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2023.03.19 (사순제4주일)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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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돈나에게 : A une Ma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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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취향의 봉헌제물            

Ex-voto dans le goût espagnol


                               
나의  여주인  마돈나
당신을 위해 만들고 싶습니다.
나의  절망적인 마음속 제단의 땅굴
그리고 내 마음의 가장 어두운 구석을 파내어
속세의 욕망과 비웃는 눈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푸른색과 금색의 에나멜 처리 된 壁龕벽감을 타고
당신이 서있을 곳에
驚異경이로운 동상으로

 

매끄러운 시어로 정갈한 쇠철망을 짜서
아기자기하게 총총히 박힌 별들의 높낮이로
당신의 머리에 커다란 왕관을 씌웁니다.
그러나 나의 질투심에
오! 덧없는 마돈나여

 

나는 당신의 외투를 재단하는 방법을 안다오.
진주자수가 아닌
마치 보초병 초소처럼 야만스럽고 거칠며
무거운 의심으로 겹겹이 당신의 매력을 감싼다오.
하지만 그 모두는 나의 눈물! 
당신의 드레스
그것은 끓어오르는 나의 욕망
울렁이며 물결치는 나의 욕정
오뚝 솟은 꼭대기에서 요동치다 골짜기로 잦아들고.
입맞춤에 뒤덮여 온통 순색의 장미 빛이 된 당신의 살갗

 

내  경건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비단구두를 만들면.
당신의 신성한 발에 깔려서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충실한 거푸집으로서 발 모양을 보존하고
내 부지런한 솜씨에도 불구하고
제단의 맨 꼭대기 발판을 만들기 위해 은빛 달을 잘라내지 못 해
나를 무는 뱀을 던져놓으면
당신은 발아래 비웃음을 막으려
“풍요를 되찾은 승리의 여왕”이라 하면
부어오른 증오의 가래를 뿜어내는 이 괴물

 

동정녀 여왕의 화려한 제단 앞에
푸른 칠한 천정의 반사를 응시하며
언제나 불타는 눈으로 당신을 지켜보면
당신은 양초 불빛에 담긴 내 마음을 보리니.

 

마침내 성모 마리아로서의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
野蠻야만과 사랑을 뒤섞어
나의 당신에 대한 존경심은
모든 것을 소중히 하는
내 영혼의 폭풍우가 당신을 향한 증기로 상승하여 눈처럼 하얗게
모두가 안식향. 훈향. 유향. 정향이 될 것이니.

 

쾌락의 음악이여!
나의 일곱 가지 치명적 죄악
뉘우침 가득한 사형집행인
거리낌 없는 곡예사 같은 예리한 일곱 개의 칼을 만들어
당신의 사랑의 심층부 보다 더 깊숙한 곳을 과녁으로
당신의 헐떡거리는 심장 속에 몽땅 꽂으리
흐느끼는 심장에

피 흥건한 심장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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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보들레르 Charles-Pierre Baudelaire

 

 

 

 

 

 

 

-- 육체의 눈, 마음의 눈, 신앙의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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