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Catholic(1)

*[말씀] - 영혼의 동반자

by fireball'Flee 2022. 9. 12.

2012. 3. 8.
대구관구 대신학원 신학생들의 ‘거룩한 독서’ 영성수련기 - ③

 

 

 

 '말씀', 영혼의 동반자

----- 배재민(안젤로) / 대구관구 대신학원 연구과

성수련을 시작하면서 처음 가졌던 각오는 사제직으로 나아가는 나의 새로운 다짐만을 새겨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거룩한 독서’를 통해서 처음으로 성경 말씀이 내게 하신 일은 가족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말씀’은 예수님의 시선으로 가족들을 바라보게 하였다. 그렇게 보니 내가 그동안 가족들에게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학교와 본당에서만 ‘사랑’에 대해서 고민했었지 정작 가족 안에서는 사랑하려 노력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말씀’을 통해서 가족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내 사랑의 첫 대상임을 깨닫게 되었고, 이 가족의 사랑 없이는 내가 걸어갈 사제직도 빛을 바랠 뿐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말씀’을 계속 읽고 묵상하면서 가족들에게 필요한 나의 사랑을 생각하게 되었고,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떠올려 보았다. 그래서 영성수련을 마칠 무렵 나는 사랑할 가족들을 만날 생각에 마음이 설레였다.

아울러 영성수련을 통해서 처음 생각하려 했던 사제직에 대한 나의 각오도 다시 새롭게 하였다. 그동안 부족한 나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회의적으로 생각했는지 모른다. 수많은 고민과 갈등을 혼자 짊어지고 가고 있었다. 하느님께 매달려 보지도 않은 채 말이다. 그런데 ‘거룩한 독서’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느님께서 나를 정말 사랑하셔서 사제직으로 부르고 계심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 확신이 들자, 내가 그동안 부끄럽게 여겼던 나의 부족함과 죄들을 그분의 크신 사랑 앞에 맡겨드렸다. 그렇게 모든 것을 그분 앞에 놓아 드리니, 가벼운 몸과 마음이 되었다.

영성수련을 통한 나의 또 다른 변화는 ‘거룩한 독서’에 대한 나의 태도변화이다. 과거에 나는 성경을 ‘풀지 않고 놓아둔 과제’로 받아들이고 읽었었다. 그래서 영성수련 초기에 그 마음 그대로 모든 성경본문을 대하다 보니, 너무나도 머리가 아프고 복잡했다. 하지만 동반해 주시는 신부님과 함께 성경을 바라보면서 성경은 내가 풀어야 할 과제만이 아님을 깨달았다. 성경은 하느님 사랑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나를 부르시고 나를 사랑하신다는 그분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나는 그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고, 오직 나의 지적 욕구만을 채우려 애썼던 것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는 ‘거룩한 독서’에 임하는 마음을 조금씩 비워 나갔다. 내가 모르는 것, 내가 놓친 것은 영적 동반 신부님의 지도에 맡겨드리고, 나는 그분의 목소리에 집중하고자 애썼다. 그러자 매일 고해성사를 보듯이 하루하루 나의 무거웠던 마음들이 가벼워져갔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 말씀의 은총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거룩한 독서’를 잘하려 애쓰기보다는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와 더불어 영성수련을 통해서 느낀 점을 하나 더 덧붙여보면, ‘말씀의 선포자’로 살고자 하면서 ‘말씀을 참 모르고 있었구나.’하는 사실이다. 영적 독서를 위한 책을 살 때는 많은 고민을 하면서, 정작 거룩한 독서를 통해서 ‘말씀’을 어떻게 살아갈 지는 고민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 스스로도 말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지를 고민하면서 말씀을 좀 더 가까이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나 더 해 보았다.

한 달 동안의 영성수련을 되돌아보면 힘든 시간이었지만 복된 시간이었다. 그동안 나를 옭아매고 있던 모든 영혼의 짐들을 들여다보아야 했기에 힘든 시간이었으나, 그 모든 것을 하느님의 마음과 사랑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복된 시간이었던 것이다. 앞으로도 다시 힘든 일들과 시간이 다가오겠지만, ‘말씀’을 영혼의 동반자로 삼아서 위로와 힘을 얻으며 사제직으로 조금씩 나아가고자 다짐한다.

 

 

 

[월간'빛']http://www.lightzine.co.kr/03_last/lastzine.html?p=v&num=1581

    

 

 

 

     

 

 

 

 

 

 

 

https://youtu.be/UZ3e9SapVhQ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