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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래기(葬)

*상.장례 관련 민속놀이(1) - 기원/출상전날 놀이

by fireball'Flee 2022. 7. 25.

[자료제공 : 김영태 교수님]

 

 

 

 

*상.장례 관련 민속놀이(1)*

*기원 / 출상전날 놀이*

 

 

1. 기원

<수서>동이전, 고려조(條) 고구려條등에,
"장례를 하면 곧 북치고 춤추고 노래부르는 가운데 주검을 운반하였다."라고 되어 있으며, 

<삼국지>동이전, 고구려조와, <주서>동이전 백제조에도 같은 내용이 등장하고 있다.
 고구려의 무영총이나 안악3호 고분벽화에서도 볼 수 있으며,

<삼국사기> 신라 편에도 김유신 장군의 장례에 군악대 백 여명이 북, 피리 등으로 음악을 연주했다고 되어있다.

 <조선왕조실록> 성종 5년, 성종 20년 등에도

"시신 앞에서 제상을 성대히 차리고 중과 속인들을 모아놓고 잡희를 벌이며

밤새도록 음주가무를 즐기는 풍속이 있어..." 고 되어,

유교의 도리에 어긋나는 상스런 풍속이라 하여 엄하게 금하도록 하자는 상소가 자주 등장하였다고 되어 있어

조선시대에서도 운구하면서 음악을 베풀고 장례에 화려한 잔치를 벌이는

오시(娛屍, 죽은이를 춤과 노래로 즐겁게 하는 축제형 장례의식)가 왕실은 물론

민간에서도 자주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헌기록에서도 나타나듯이 '오시'를 위한 음주가무뿐 아니라

연극적 광대놀이나 각종 잡희가 상가에서 두루 베풀어졌으며

축제 분위기 속에서 주검을 운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장례 풍속은 오래동안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며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까지 그런 풍속이 흔하게 전승되어 왔으며

최근까지도 전남도서의 진도에는 이런 풍습이 남아있었다.

 장례행렬 맨 앞에 풍물잡이가 풍물을 치고 앞장서며 부녀들의 춤패가 흰옷에 질베를 잡고 양편으로 늘어서서

노래하며 춤추면서 뒤따르고 뒤에 상여가 따르게 된다.
 그러나 이런 축제 형식의 운구 풍속은 점점 약화되어

풍물은 생략된 채 상여가락에 맞추어 기생들이 춤을 추면서 상여를 인도하기도 하였으며,

북을 치며 요령을 흔드는 가운데 상여소리를 부르며 상여를 인도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앞소리꾼을 감당할 사람도 점차 없어져 상여소리 후렴만 주고받으면서 운구하기에 이르렀으며

상여 대신 운구차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선산에 묻히는 경우 운구차로 동네에 도착하여 다시 상여로 장지까지 운구하는 풍속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상례는 애통한 의례로서 엄숙성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춤, 음악, 광대짓 등으로서 축제처럼 행해진 사실을 알 수 있다. 
 
2. 출상전날놀이
출상전날의 장례놀이는 지역에 따라 명칭, 규모, 놀이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신명을 돋우
어 비통한 상가의 분위기를 일신하여 상주의 슬픔을 달래고 가신이의 영혼을 위로해주며 상두꾼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상여를 메는 일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은 같다고 하겠다.
 출상전날의 장례놀이는 호상(好喪, 가정형편이 좋고, 죽은 사람의 나이가 수를 누린 7.80을
 넘고, 상주 나이가 50정도를 넘은 유복한 경우)인 경우에 주로 해왔다. 지역에 따라 전남 진도에서는 <다시래기>, 신안 일대의 다도해 지역에서는 <밤달애>, 경북지역에서는 <대돋움>, <빈 상여놀이>, 안동지역에서는 <상여돋움>, 경남남해지역에서는 <상부놀림>, <상부어른다>, 합천 지역에서는 <행상어른다>, <생여오룬더>, 밀양에서는 <생이어른다>, 충북지역에서는 <잿떨이>, <댓떨이>, 충남지역에서는 <상여흘르기>, 서천지역에서는 <화이 어른다>로 나타나고 있다.
 명칭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은 상여를 지역에 따라 상부, 화이, 행상, 생이라고 부르는데 따
라 달라진 명칭으로 볼 수 있다. 대돋움의 대는 상여틀을 의미하고, 상여꾼을 상부꾼, 유대꾼, 생애꾼, 생이꾼, 대도꾼, 달며꾼으로 부르고 있으며, 상여소리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을 선소리꾼, 설소리꾼, 앞소리꾼, 북수, 소리 주는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 빈 상여놀이
출상전날은 주검이 집안에 머무는 마지막 날로서 조문객의 문상을 받고 관련 의례들을 두루
치루고 마무리하는 날로 상주 중심의 의례에서 문상객과 상두꾼의 의례와 놀이로 바뀌어진다.
 거짓상주놀이와 함께 상두꾼들이 빈 상여에 사위를 태우거나 어깨에 메다는 등 장난기 있는 
행동을 하기도 하며, 빈 상여를 메고 상여소리를 하는 등 놀이를 벌이면서 밤을 지새우면서 술과 안주, 떡 팥죽이나 닭죽 등을 대접받게 된다. 상주의 친구나 먼곳에서 온 손님으로 혼을 낼만한 처지가 되지 않는 사람이 거짓 상주 노릇을 하게 된다.

 거짓 상주는 
 "아이고 원통치, 시원치 / 아이고 아이고
  그나저나 잘 죽었다 / 잘 죽었다 / 사랑차지 내 차지..."
 "아부지 돌아 가시면 사랑차지 내차지 /
 아부지 죽고나니 속이 다 시원하지 /"
 "노세, 젊어 놀아 늙어지면 저래된다 /
 좋다, ... 이렇게 좋은 줄 난 몰랐다/..."
 
 "아이고 아이고 / 그나저나 잘 죽었다 / 잘 죽었다"
 "처마 끝에 놋요강을 / 이제 누가 와 달라노?"
 "뭐를 많이 벌어놔서 / 그다지도 잘죽었노."
 "속이 다 선하지!"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저래된다.
  우리신세 젊은시절에 굽이굽이 춤을 추고
  저다지도 늙으셔서 세상만사 다 귀찮탄데이
  .... ....


  아이고 아이고
  큰방 차지 내 차지
  춤은 늘싸 좋은 춤이지마는
  .... .... "
 
등의 가당찮은 넋두리를 한다. 그냥 들어 넘길 수 없을 정도로 막 되먹은 듯한 민망스러운 넋두리에 같잖아서 화를 낼 수도 없고 난감해 하다가 터지는 웃음을 억누르느라 애쓰면서 묵인하게 된다.
 어른들도 예에 어긋나는 이를 묵인하고 은근히 즐기기까지 하는 까닭은 의례의 형식에 가려
져 있는 자식으로서 부모를 모시고 시중드는 힘드는 일을 지금까지 해 온 것에 대한 인간적 진실과 새로운 가장이 되어 부모 노릇을 하게 된다는 것은 새로운 삶에의 희망이자 보람일 수 있다는 삶의 이치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혼례 때는 "웃으면 딸 낳는다"며 웃음을 억제시키고 있는데, 초상에서는 "상주를 웃겨야 문상을 잘 한다"며 오히려 웃음을 부추키는 것은 의례 자체를 거역하거나 바꾸는 일은 쉽게 용납이 되지 않지만, 장난기를 우스갯 소리인 양하면서 죽음 속으로 빠져드는 슬픔의 의례를 삶의 신명으로 되돌려 놓는 것으로 기존의 의례를 존중하는 테두리 안에서 놀이로 진행되는 반의례적인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상주들은 죽음을 생각하며 엄숙하고 경건한 의례를 행하고자 하는 의례적인 성격을 가지나, 
상두꾼이나 이웃들은 상주의 삶을 염두에 두고 죽음의 의례에 몰두하지 않도록 슬픔을 잊어버리게 하는 우스게놀이를 행함으로써 반의례성을 보이는 것은 규범적 의례의 한계를 극복해 주는 생산적인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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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상여놀이의 부정적 인식
 ①"수건쓰고 벌어 놓은께 쓰봉떼기 다쓴다"
   "수건쓰고 번 돈 양복쟁이 다 쓴다"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놀이를 벌이는데 돈을 많이 쓰게 되므로 돈 많은 사람들이 돈자랑, 행세
하는 이들이 자기과시, 상주 뽐내기 등으로 인식되기도 하였으며, 이 같은 인식에 근거하여 이런 놀이나 의식에 참여하는 것을 불길하게 여기기도 하고 금하기도 하였다. 

 ② 동네에서 처음 상여를 구입했을 시 온전한 지 부품점검도 해보고 또 마을에 비명횡사 같은 불상사를 방지했으면 하는 바램에서 고사를 지내고 빈상여놀이를 하기도 했다.
 이 때는 마을의 가장 연장자를 상여에 태우고 노인의 수명장수와 젊은이들이 참사방지를 기
원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상여놀이가 끝난 새 상여를 타면 극락왕생, 자손이 발복한다고 믿어 새 상여를 타고자 자살을 하는 노인도 있었다고 한다.
 이와 상반되게 빈상여나 앞소리꾼을 하면 일찍 죽는다고 하여 기피하는 경향도 함께 발생하
기도 하였다. 이는 가세가 번창하자 못하거나 형제가 많지 않거나 일찍 부모가 돌아가거나 하여 빈상여놀이를 할 처지가 되지 못나는 경우 상대적으로 이런 놀이에 비판적일 수 밖에 없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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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밤달애
 신안 지역 일대의 다도해에서 행해지는 출상전야 놀이판을 밤달애라고 통칭하고 있다.
 호상을 당한 상가를 위해 마을 사람들이 밤샘을 하면서 상주를 위로하고, 망혼을 달래며, 망
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의례로 볼 수 있다.
 상두꾼들이 상가에서 노래와 춤으로 밤샘을 하고 빈 상여를 메고 사위 등을 태우고 상여소리
를 부르면서 마당을 도는가 하면, 상주를 놀리는 농담이나 잡가를 부른다. 소리꾼 무격을 불러다 관머리 씻김굿을 하기도 하며, 남사당놀이나 다시래기 같은 극적인 놀이판을 벌이는 것이다. 


 3) 다시래기
 남도에서 행해지고 있는 밤달애의 한 유형으로 진도 지방에서 씻김굿과 함께 행해지고 있던 
출상전야의 장례놀이라 볼 수 있다.
 다시래기는 오락성과 함께 삶과 죽음을 별개로 보지 않고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는 유교의 생
사관, 무속, 불교의 윤회설 등의 종교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연극적 요소, 춤, 소리 등이 종합된 민중의 문화 예술로 볼 수 있으며, 가상제놀이(거짓상주놀이), 거사사당놀이, 상여소리(생이소리), 가래소리, 여흥의 다섯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시래기의 첫거리는 '거짓상주놀이'이며 문상객이 문상놀이로서 극적으로 전개된다.
 거짓상주는 빈소 앞에서 곡을 하면서 늘 밥만 축내고 있던 당신 아바지 죽어 입하나 덜었으
니 얼시구 절씨구 할 일이 아닌가 하는 등의 엉뚱하고 민망한 넋두리를 하며, 상두꾼들은 저런 버릇없는 놈이 있나 하면서도 눈물을 웃음으로, 장난기로서 죽음이 엄숙성을 경건한 죽음의 의례를 놀이로 전환시킨다.

 둘째거리는 '거사 사당놀이'로서 죽음을 생명잉태와 탄생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거사 사당놀이'는 눈 뜬 봉사인 거사와 중, 사당이 주로 하며 중간 중간에 가상제가 끼어 들
어 놀이를 돕는 형식이다. 중과 내통하는 사당이 보여주는 희극성으로 가작극적이고 재미있게 연출되며, 중과 거사가 사당이 낳은 아기를 서로 자기자식이라 다투는 중 가상제가 "사람 죽은 집에서 애기나 둘러 가지고 도망가자"로 끝나게 된다. 이는 아기의 차지가 거사나 중의 몫이 아니고 가상제의 몫이고 새 아기가 누구의 몫이든 죽음의 손실을 당한 상주의 몫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래서 다시래기는 '다시나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셋째거리는 '상여소리'로서 구성은 애소리, 하직(하적)소리, 아미타불소리, 천근소리로 이루어져 있으나 내용은 획일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그 내용을 달리 하고 있으며, 불교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불교 의식요의 형태를 뛰고 있다.

 넷째거리는 '가래소리'로 여러 명이 어울려 2부로 노래하는 형식으로서 중모리와 자진모리로 된 달구지소리로 이루어진다. 다시래기의 마지막 부분은 '여흥'으로서 군무, 난무를 통해 신명을 풀고 민중적 동류의식으로 놀이를 즐기게 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4) 잿떨이
충청지역에서 통칭되고 있는 출상전야 장례놀이의 이름으로, 재앙을 털어내고 상여를 순조롭
게 운반할 수 있도록 미리 상여를 홀르거나 걸음을 맞추어 본다는 예행연습의 뜻이 강해 놀이로서보다는 실제적인 효과에 치중한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상여를 메고 흥을 돋운다던지 상여를 즐겁게 놀린다는 뜻이 명칭에 많이 내
포되어 있어 축제적인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충청도 지역에서는 상여놀이를 통해 재앙을 떨어내고자 하고 상여의 운반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하는 뜻이 명칭에서도 드러나 있다.
 장례놀이의 의미나 기능은 어느지역이든 비슷하지만 명칭에 따라 부각된 의미는 다소 차이
가 있음을 알 수 있다. 
 5) 남도의 초도에서는 '봉폐줄놀이'라 하여 봉폐줄이라 하는 관을 묶는 줄을 꼬며 노래를 부르는 놀이가 행해지기도 한다.

 






 

 

 

 


[장지놀이의 기능] ---------------------------------------------------------------------------------------------------------------

① 장례를 끝내면서 규범적인 의례의 국면을 일상적인 삶의 국면으로 바꾸어 주는 구실,
② 상두꾼들이나 산역꾼들이 운구, 매장후 돌아올 때의 울적함이나 무료함을 놀이와 술판

    을 통해 달래 보고자 하는 긍적적인 의미,
③ 상주들도 그동안 치루었던 경건하고 엄숙한 죽음의 의례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

    에서 짓궂은 행동으로 웃음을 터트리게 하여 삶의 국면을 느끼도록 하자는데 있다.
④ 가족적 상실감을 놀이를 통해 상징적으로 젊은 인물을 진사로 모셔 죽음에 따른 결손을 회

    복하고 메꾸고자 하는 의미,
⑤ 주술적인 기능의 하나로서, 굼시발복할 명당에 묘를 써서 '묘를 쓰자마자 진사가 났다'는

    등 가문에 영화가 있을 것이라는 주술의 의미를 포함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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