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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m Diet*

[스크랩] 'Vaya Con Dios'(OST)

by fireball'Flee 2022. 9. 8.

2007. 12. 28.



 

 
 
 
 
 
 
 
 
 

 

Vaya con Dios(신과 함께 가라)

 

 

수요일 8시 반, 대학원의 윤리철학 세미나 시간. 우리는 이번 학기에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을 이 시간에 읽는다. 그런데 지난 주 수요일은 그 시간에 영화를 함께 보았다. 본 영화는 ‘Vaya Con Dios’, ‘신과 함께 가라’. 칸트를 주제로하여 담론 나누는 대신에 cantos(음악)를, 그것도 신과 관련한 音을 주제로 담론 나누었다.

 

영화는 한적한 독일의 칸토리안 수도원이 그 무대이다. 노래를 통한 찬양과 기도를 수행 방법으로 삼는 칸토리안 수도회는 가톨릭 교회로부터 파문 당해 2개의 수도원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독일 칸토리안 수도원, 원장 수사(오른편에서 두번째)가 죽자 나머지 3명의 수도자들은 교단의 보물인 규범집을 챙겨들고 마지막 남은 이탈리아의 수도원을 향해 떠난다.

 

 ‘신과 함께 가라 (Vaya con Dios)’는 속세의 생활에 무지하다시피 한 수도사들이 속세의 길에서 겪는 갈등과 방황, 성장을 다룬 로드 무비다. 이 영화의 감독은 예기치 않은 사건을 연속적으로 겪는 수도사들의 변화를 통해 이 작품을 인간적 성장을 그린 휴먼 드라마로 확장시켰다.

 

 

 

이 영화는 세상의 갈등과 유혹 앞에 던져진 3명의 수도사 이야기다. 타실로 수사(修士, 오른 편에서 두번째, 수염이 있는)는 30년 만에 만난 어머니 곁을 떠나지 못하고, 베노 수사(오른편)는 제도적 안정과 지위의 유혹 앞에서 눈을 돌리지 못한다. 홍안의 미소년인 아르보 수사(왼편)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여기자 키아라와 사랑에 빠진다. 가족과 제도, 사랑 등 각자의 발목을 잡는 세 가지 유혹에 맞닥뜨린 수도사들은 헤매고 좌절하면서도 결국 ‘유혹’을 딛고 일어선다.

 

미소년 아르보 수사의 방황은 수도사의 이야기를 뛰어넘어 진정한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찾기 위해 헤매는 사람의 여정을 대변한다. 수도사도 여성과의 사랑에 빠지냐고 묻는 아르보에게 베노는 “가능, 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아르보가 그것을 찾기 위해 영화 마지막에 길을 떠난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보는 영화’일 뿐 아니라 ‘듣는 영화’다. 변심한 베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성당에 모인 3명의 수도사가 함께 성가를 부르는 장면은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이 영화를 보는 포인트를 다섯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그 하나, 음악

 

 

길 한복판에 서있는 아르보. 그는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는 키아라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그들은 그렇게 함께 여정을 시작한다. 세 명의 수도사와 맞은 숲속에서의 첫날밤 키아라는 그들의 저녁 찬송을 처음 듣게 되고, 너무나 아름다운 목소리에 그들을 다시 보게 된다. 사실 이 영화는 보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듣는 영화임을 위에서 말했다. 3-4명의 수도자들이 이루는 화음이란...   

 

 

 

학문에 대한 열정이 강한 벤노 수사, 지적이지는 않아도 순박한 타실로 수사, 어린 나이에 수도원에 들어와 아직은 세상에 호기심이 많은 아르보 수사, 이들 셋은 수도원을 떠나 처음으로 그들을 향해 미소짓는 욕망과 대면한다. 벤노 수사는 知的욕망에 흔들리고 타실로 수사는 혈육의 정에, 아르보 수사는 성욕으로 방황의 시기를 맞는다.

 

                                                      그 둘, 사랑

 

 

 

 

 

 

아르보를 목욕시켜주는 키아라... 둘 사이에서 묘한 감정이 싹트고, 그들은 서로를 부드럽고 달콤하게 보듬어 준다. 젊은 수도사인 아르보에게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첫 사랑이다. 마음으로만 교감하는 사랑이 아니라 살을 섞는 사랑... 수도자의 이런 사랑을 그려내는 데도 거북살스럽거나 추하지 않게  그려낸다.   

 

                                                      그 셋, 모험

 

 

원장수사가 죽자 셋은 미지의 세계로 나와 이태리로 떠난다. 독일서 이태리까지 걸어서 가겟다고 나선다. 영화를 선입견없이 액면 그대로 볼 때 3명의 수도자앞에 전개되는 세계는 전혀 생소한, 미지의 세계이다. 따라서 모든 것이 모험으로 된다.  

 

또한 지적 욕마응로 인해 변심한 벤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성당에서 함께 노래 부르는 아르보와 타실로...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키아라... 키아라는 함께 노래 부르는 아르보의 모습을 보면서 아르보는 神과 함께 있어야 함을 깨닫고 그들의 곁을 떠난다. 

 

 

 

 

                                                  그 넷,  유혹

 

 

 

이탈리아로 가기 위한 기차를 놓친 그들… 잠시 타실로의 고향집에 들르게 되고, 어머니 곁에서 좀더 머물고 싶은 타실로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벤노, 그리고 아르보 사이엔 노래도 없고, 기도도 없이 조용한 침묵만이 흐른다. 달콤한 세상의 유혹에서 그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다.

 

또한 그야말로 아스라한 새내기인 아르보가 밤거리에서 노출되었다. 아르보는 심야 파티, 수도자의 눈으로 보기엔 광란의 파티에 가서 어울리게 된다. 목숨을 걸고(?) 이탈리아로 수송해가는 규범집도 분실하게 되고...    

 

                                                그 다섯,  자유

 

 

 

 

 아르보를 잊기로 한 키아라… 눈물을 삼키면서 키아라는 아르보를 떠난다. 그러나 공항에서 아르보의 목걸이를 보고 자신의 마음속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고, 다른 수도사를 통해 아르보에게 목걸이를 돌려준다. 자유... 

 

목걸이를 보고 밖으로 뛰어나온 아르보... 수도사들은 아르보의 마음을 잡기 위해 뜨거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아르보는 과연 자신이 진정 원하는 자유를 깨달을 수 있을까?...  아르보는 또한 수도원을 나와 제 길로 간다. 전형적인 로드무비의 결말... 버스를 타고 수도원을 떠나는 아르보는 키아라에게로 갔을까? 키아라는 그를 받아 주었을까... 그게 여기서 문제는 아니다. 아무튼 신과 함께 그는 떠난다. 

 

 

 

                                              칸토리안 수도회

 

이 영화의 또 다른 이야기 축은 칸토리안 교단의 규범서를 가로 채려는 가톨릭 교회(예수회)의 집요함이다. 가톨릭 교회와 칸토리안 교단과의 갈등은 독일의 신구교의 마찰을 의미한다. 영화는 이 두 종교의 갈등을 교회음악을 통해서 보고 있다. 종교개혁 이전의 가톨릭 교회는 미사시간 중에 악기의 사용을 금하고 오직 단성부의 음악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 후 루터가 회중찬송(코랄)을 부활시키면서 독일에서는 ‘칸토라이(Kantorei)’라고 불리는 성가대가 설립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30년 전쟁(1618-1648)이 끝나고 독일 남부지역이 다시 가톨릭으로 돌아서면서 ‘칸토라이’는 크게 쇠퇴한다. 영화의 칸토리안 수도사들은 이러한 코랄 찬송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자들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세명의 수도사가 독일어 찬송가를 부르자 가톨릭 신부가 이를 제지하려고 모습에서 이 당시의 두 종교 갈등을 읽어볼 수 있다.

 

                                                    로드무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종교적 주제지만  종교라는 주제를 무겁게 다루는 영화가 아니었으며 코믹한 영화였다. 가볍게 다루되 경박하지 않았다. 인간애가 배어나는... 인간애가 배어나니까 감동이 있는...   난 노래의 능력이 달려 노래의 경지에 깊이 들어가지는 못하되, "음"(音)으로 신을 찬미한다는 이 주제는 속속들이 와 닿았었다. 음으로 신을 경배한다는 이 이론이, 침묵을 수도자 삶의 일상으로 여기는 칸토리안 전통에서 "성"(聲)으로 신을 찬미함도 가하다고 주장하는 젊은 수도자, 그러니까  아르보 수사의 주장을 듣고, 그 말도 맞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로드무비는, 로드무비라는 장르 자체가 미국영화에서 출발했다고 하지만, 헐리우드식의 빠른 템포의 로드무비보다, 이 영화처럼 느리게 진행되는 로드무비는 늘 내게 감동을 준다. 거기다가 내레이터가 나오는 로드무비는 더욱 그렇다. "신과 함게 가라" 이 영화에서 내레이터는 주인공인 아르보수사였다. 나의 칼럼이 "로드필로 로드소피"라는 이름으로 된 것은 "로드무비"의 로드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기도 하다.  

 

 (이 글은 동아일보 등의 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참조하였음 / 사진, 음악 등의 자료는 관련 사이트에서 옮겨온 것임)

[스크랩] 'Vaya Con Dios'(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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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 Diet

2007. 12. 28.



 

 
OST

 
 
 
 
 
 
 
 
 

 

Vaya con Dios(신과 함께 가라)

 

 

수요일 8시 반, 대학원의 윤리철학 세미나 시간. 우리는 이번 학기에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을 이 시간에 읽는다. 그런데 지난 주 수요일은 그 시간에 영화를 함께 보았다. 본 영화는 ‘Vaya Con Dios’, ‘신과 함께 가라’. 칸트를 주제로하여 담론 나누는 대신에 cantos(음악)를, 그것도 신과 관련한 音을 주제로 담론 나누었다.

 

영화는 한적한 독일의 칸토리안 수도원이 그 무대이다. 노래를 통한 찬양과 기도를 수행 방법으로 삼는 칸토리안 수도회는 가톨릭 교회로부터 파문 당해 2개의 수도원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독일 칸토리안 수도원, 원장 수사(오른편에서 두번째)가 죽자 나머지 3명의 수도자들은 교단의 보물인 규범집을 챙겨들고 마지막 남은 이탈리아의 수도원을 향해 떠난다.

 

 ‘신과 함께 가라 (Vaya con Dios)’는 속세의 생활에 무지하다시피 한 수도사들이 속세의 길에서 겪는 갈등과 방황, 성장을 다룬 로드 무비다. 이 영화의 감독은 예기치 않은 사건을 연속적으로 겪는 수도사들의 변화를 통해 이 작품을 인간적 성장을 그린 휴먼 드라마로 확장시켰다.

 

 

 

이 영화는 세상의 갈등과 유혹 앞에 던져진 3명의 수도사 이야기다. 타실로 수사(修士, 오른 편에서 두번째, 수염이 있는)는 30년 만에 만난 어머니 곁을 떠나지 못하고, 베노 수사(오른편)는 제도적 안정과 지위의 유혹 앞에서 눈을 돌리지 못한다. 홍안의 미소년인 아르보 수사(왼편)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여기자 키아라와 사랑에 빠진다. 가족과 제도, 사랑 등 각자의 발목을 잡는 세 가지 유혹에 맞닥뜨린 수도사들은 헤매고 좌절하면서도 결국 ‘유혹’을 딛고 일어선다.

 

미소년 아르보 수사의 방황은 수도사의 이야기를 뛰어넘어 진정한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찾기 위해 헤매는 사람의 여정을 대변한다. 수도사도 여성과의 사랑에 빠지냐고 묻는 아르보에게 베노는 “가능, 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아르보가 그것을 찾기 위해 영화 마지막에 길을 떠난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보는 영화’일 뿐 아니라 ‘듣는 영화’다. 변심한 베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성당에 모인 3명의 수도사가 함께 성가를 부르는 장면은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이 영화를 보는 포인트를 다섯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그 하나, 음악

 

 

길 한복판에 서있는 아르보. 그는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는 키아라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그들은 그렇게 함께 여정을 시작한다. 세 명의 수도사와 맞은 숲속에서의 첫날밤 키아라는 그들의 저녁 찬송을 처음 듣게 되고, 너무나 아름다운 목소리에 그들을 다시 보게 된다. 사실 이 영화는 보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듣는 영화임을 위에서 말했다. 3-4명의 수도자들이 이루는 화음이란...   

 

 

 

학문에 대한 열정이 강한 벤노 수사, 지적이지는 않아도 순박한 타실로 수사, 어린 나이에 수도원에 들어와 아직은 세상에 호기심이 많은 아르보 수사, 이들 셋은 수도원을 떠나 처음으로 그들을 향해 미소짓는 욕망과 대면한다. 벤노 수사는 知的욕망에 흔들리고 타실로 수사는 혈육의 정에, 아르보 수사는 성욕으로 방황의 시기를 맞는다.

 

                                                      그 둘, 사랑

 

 

 

 

 

 

아르보를 목욕시켜주는 키아라... 둘 사이에서 묘한 감정이 싹트고, 그들은 서로를 부드럽고 달콤하게 보듬어 준다. 젊은 수도사인 아르보에게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첫 사랑이다. 마음으로만 교감하는 사랑이 아니라 살을 섞는 사랑... 수도자의 이런 사랑을 그려내는 데도 거북살스럽거나 추하지 않게  그려낸다.   

 

                                                      그 셋, 모험

 

 

원장수사가 죽자 셋은 미지의 세계로 나와 이태리로 떠난다. 독일서 이태리까지 걸어서 가겟다고 나선다. 영화를 선입견없이 액면 그대로 볼 때 3명의 수도자앞에 전개되는 세계는 전혀 생소한, 미지의 세계이다. 따라서 모든 것이 모험으로 된다.  

 

또한 지적 욕마응로 인해 변심한 벤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성당에서 함께 노래 부르는 아르보와 타실로...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키아라... 키아라는 함께 노래 부르는 아르보의 모습을 보면서 아르보는 神과 함께 있어야 함을 깨닫고 그들의 곁을 떠난다. 

 

 

 

 

                                                  그 넷,  유혹

 

 

 

이탈리아로 가기 위한 기차를 놓친 그들… 잠시 타실로의 고향집에 들르게 되고, 어머니 곁에서 좀더 머물고 싶은 타실로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벤노, 그리고 아르보 사이엔 노래도 없고, 기도도 없이 조용한 침묵만이 흐른다. 달콤한 세상의 유혹에서 그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다.

 

또한 그야말로 아스라한 새내기인 아르보가 밤거리에서 노출되었다. 아르보는 심야 파티, 수도자의 눈으로 보기엔 광란의 파티에 가서 어울리게 된다. 목숨을 걸고(?) 이탈리아로 수송해가는 규범집도 분실하게 되고...    

 

                                                그 다섯,  자유

 

 

 

 

 아르보를 잊기로 한 키아라… 눈물을 삼키면서 키아라는 아르보를 떠난다. 그러나 공항에서 아르보의 목걸이를 보고 자신의 마음속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고, 다른 수도사를 통해 아르보에게 목걸이를 돌려준다. 자유... 

 

목걸이를 보고 밖으로 뛰어나온 아르보... 수도사들은 아르보의 마음을 잡기 위해 뜨거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아르보는 과연 자신이 진정 원하는 자유를 깨달을 수 있을까?...  아르보는 또한 수도원을 나와 제 길로 간다. 전형적인 로드무비의 결말... 버스를 타고 수도원을 떠나는 아르보는 키아라에게로 갔을까? 키아라는 그를 받아 주었을까... 그게 여기서 문제는 아니다. 아무튼 신과 함께 그는 떠난다. 

 

 

 

                                              칸토리안 수도회

 

이 영화의 또 다른 이야기 축은 칸토리안 교단의 규범서를 가로 채려는 가톨릭 교회(예수회)의 집요함이다. 가톨릭 교회와 칸토리안 교단과의 갈등은 독일의 신구교의 마찰을 의미한다. 영화는 이 두 종교의 갈등을 교회음악을 통해서 보고 있다. 종교개혁 이전의 가톨릭 교회는 미사시간 중에 악기의 사용을 금하고 오직 단성부의 음악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 후 루터가 회중찬송(코랄)을 부활시키면서 독일에서는 ‘칸토라이(Kantorei)’라고 불리는 성가대가 설립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30년 전쟁(1618-1648)이 끝나고 독일 남부지역이 다시 가톨릭으로 돌아서면서 ‘칸토라이’는 크게 쇠퇴한다. 영화의 칸토리안 수도사들은 이러한 코랄 찬송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자들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세명의 수도사가 독일어 찬송가를 부르자 가톨릭 신부가 이를 제지하려고 모습에서 이 당시의 두 종교 갈등을 읽어볼 수 있다.

 

                                                    로드무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종교적 주제지만  종교라는 주제를 무겁게 다루는 영화가 아니었으며 코믹한 영화였다. 가볍게 다루되 경박하지 않았다. 인간애가 배어나는... 인간애가 배어나니까 감동이 있는...   난 노래의 능력이 달려 노래의 경지에 깊이 들어가지는 못하되, "음"(音)으로 신을 찬미한다는 이 주제는 속속들이 와 닿았었다. 음으로 신을 경배한다는 이 이론이, 침묵을 수도자 삶의 일상으로 여기는 칸토리안 전통에서 "성"(聲)으로 신을 찬미함도 가하다고 주장하는 젊은 수도자, 그러니까  아르보 수사의 주장을 듣고, 그 말도 맞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로드무비는, 로드무비라는 장르 자체가 미국영화에서 출발했다고 하지만, 헐리우드식의 빠른 템포의 로드무비보다, 이 영화처럼 느리게 진행되는 로드무비는 늘 내게 감동을 준다. 거기다가 내레이터가 나오는 로드무비는 더욱 그렇다. "신과 함게 가라" 이 영화에서 내레이터는 주인공인 아르보수사였다. 나의 칼럼이 "로드필로 로드소피"라는 이름으로 된 것은 "로드무비"의 로드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기도 하다.  

 

 (이 글은 동아일보 등의 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참조하였음 / 사진, 음악 등의 자료는 관련 사이트에서 옮겨온 것임)



 

 
OST

 
 
 
 
 
 
 
 
 

 

Vaya con Dios(신과 함께 가라)

 

 

수요일 8시 반, 대학원의 윤리철학 세미나 시간. 우리는 이번 학기에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을 이 시간에 읽는다. 그런데 지난 주 수요일은 그 시간에 영화를 함께 보았다. 본 영화는 ‘Vaya Con Dios’, ‘신과 함께 가라’. 칸트를 주제로하여 담론 나누는 대신에 cantos(음악)를, 그것도 신과 관련한 音을 주제로 담론 나누었다.

 

영화는 한적한 독일의 칸토리안 수도원이 그 무대이다. 노래를 통한 찬양과 기도를 수행 방법으로 삼는 칸토리안 수도회는 가톨릭 교회로부터 파문 당해 2개의 수도원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독일 칸토리안 수도원, 원장 수사(오른편에서 두번째)가 죽자 나머지 3명의 수도자들은 교단의 보물인 규범집을 챙겨들고 마지막 남은 이탈리아의 수도원을 향해 떠난다.

 

 ‘신과 함께 가라 (Vaya con Dios)’는 속세의 생활에 무지하다시피 한 수도사들이 속세의 길에서 겪는 갈등과 방황, 성장을 다룬 로드 무비다. 이 영화의 감독은 예기치 않은 사건을 연속적으로 겪는 수도사들의 변화를 통해 이 작품을 인간적 성장을 그린 휴먼 드라마로 확장시켰다.

 

 

 

이 영화는 세상의 갈등과 유혹 앞에 던져진 3명의 수도사 이야기다. 타실로 수사(修士, 오른 편에서 두번째, 수염이 있는)는 30년 만에 만난 어머니 곁을 떠나지 못하고, 베노 수사(오른편)는 제도적 안정과 지위의 유혹 앞에서 눈을 돌리지 못한다. 홍안의 미소년인 아르보 수사(왼편)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여기자 키아라와 사랑에 빠진다. 가족과 제도, 사랑 등 각자의 발목을 잡는 세 가지 유혹에 맞닥뜨린 수도사들은 헤매고 좌절하면서도 결국 ‘유혹’을 딛고 일어선다.

 

미소년 아르보 수사의 방황은 수도사의 이야기를 뛰어넘어 진정한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찾기 위해 헤매는 사람의 여정을 대변한다. 수도사도 여성과의 사랑에 빠지냐고 묻는 아르보에게 베노는 “가능, 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아르보가 그것을 찾기 위해 영화 마지막에 길을 떠난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보는 영화’일 뿐 아니라 ‘듣는 영화’다. 변심한 베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성당에 모인 3명의 수도사가 함께 성가를 부르는 장면은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이 영화를 보는 포인트를 다섯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그 하나, 음악

 

 

길 한복판에 서있는 아르보. 그는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는 키아라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그들은 그렇게 함께 여정을 시작한다. 세 명의 수도사와 맞은 숲속에서의 첫날밤 키아라는 그들의 저녁 찬송을 처음 듣게 되고, 너무나 아름다운 목소리에 그들을 다시 보게 된다. 사실 이 영화는 보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듣는 영화임을 위에서 말했다. 3-4명의 수도자들이 이루는 화음이란...   

 

 

 

학문에 대한 열정이 강한 벤노 수사, 지적이지는 않아도 순박한 타실로 수사, 어린 나이에 수도원에 들어와 아직은 세상에 호기심이 많은 아르보 수사, 이들 셋은 수도원을 떠나 처음으로 그들을 향해 미소짓는 욕망과 대면한다. 벤노 수사는 知的욕망에 흔들리고 타실로 수사는 혈육의 정에, 아르보 수사는 성욕으로 방황의 시기를 맞는다.

 

                                                      그 둘, 사랑

 

 

 

 

 

 

아르보를 목욕시켜주는 키아라... 둘 사이에서 묘한 감정이 싹트고, 그들은 서로를 부드럽고 달콤하게 보듬어 준다. 젊은 수도사인 아르보에게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첫 사랑이다. 마음으로만 교감하는 사랑이 아니라 살을 섞는 사랑... 수도자의 이런 사랑을 그려내는 데도 거북살스럽거나 추하지 않게  그려낸다.   

 

                                                      그 셋, 모험

 

 

원장수사가 죽자 셋은 미지의 세계로 나와 이태리로 떠난다. 독일서 이태리까지 걸어서 가겟다고 나선다. 영화를 선입견없이 액면 그대로 볼 때 3명의 수도자앞에 전개되는 세계는 전혀 생소한, 미지의 세계이다. 따라서 모든 것이 모험으로 된다.  

 

또한 지적 욕마응로 인해 변심한 벤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성당에서 함께 노래 부르는 아르보와 타실로...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키아라... 키아라는 함께 노래 부르는 아르보의 모습을 보면서 아르보는 神과 함께 있어야 함을 깨닫고 그들의 곁을 떠난다. 

 

 

 

 

                                                  그 넷,  유혹

 

 

 

이탈리아로 가기 위한 기차를 놓친 그들… 잠시 타실로의 고향집에 들르게 되고, 어머니 곁에서 좀더 머물고 싶은 타실로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벤노, 그리고 아르보 사이엔 노래도 없고, 기도도 없이 조용한 침묵만이 흐른다. 달콤한 세상의 유혹에서 그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다.

 

또한 그야말로 아스라한 새내기인 아르보가 밤거리에서 노출되었다. 아르보는 심야 파티, 수도자의 눈으로 보기엔 광란의 파티에 가서 어울리게 된다. 목숨을 걸고(?) 이탈리아로 수송해가는 규범집도 분실하게 되고...    

 

                                                그 다섯,  자유

 

 

 

 

 아르보를 잊기로 한 키아라… 눈물을 삼키면서 키아라는 아르보를 떠난다. 그러나 공항에서 아르보의 목걸이를 보고 자신의 마음속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고, 다른 수도사를 통해 아르보에게 목걸이를 돌려준다. 자유... 

 

목걸이를 보고 밖으로 뛰어나온 아르보... 수도사들은 아르보의 마음을 잡기 위해 뜨거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아르보는 과연 자신이 진정 원하는 자유를 깨달을 수 있을까?...  아르보는 또한 수도원을 나와 제 길로 간다. 전형적인 로드무비의 결말... 버스를 타고 수도원을 떠나는 아르보는 키아라에게로 갔을까? 키아라는 그를 받아 주었을까... 그게 여기서 문제는 아니다. 아무튼 신과 함께 그는 떠난다. 

 

 

 

                                              칸토리안 수도회

 

이 영화의 또 다른 이야기 축은 칸토리안 교단의 규범서를 가로 채려는 가톨릭 교회(예수회)의 집요함이다. 가톨릭 교회와 칸토리안 교단과의 갈등은 독일의 신구교의 마찰을 의미한다. 영화는 이 두 종교의 갈등을 교회음악을 통해서 보고 있다. 종교개혁 이전의 가톨릭 교회는 미사시간 중에 악기의 사용을 금하고 오직 단성부의 음악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 후 루터가 회중찬송(코랄)을 부활시키면서 독일에서는 ‘칸토라이(Kantorei)’라고 불리는 성가대가 설립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30년 전쟁(1618-1648)이 끝나고 독일 남부지역이 다시 가톨릭으로 돌아서면서 ‘칸토라이’는 크게 쇠퇴한다. 영화의 칸토리안 수도사들은 이러한 코랄 찬송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자들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세명의 수도사가 독일어 찬송가를 부르자 가톨릭 신부가 이를 제지하려고 모습에서 이 당시의 두 종교 갈등을 읽어볼 수 있다.

 

                                                    로드무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종교적 주제지만  종교라는 주제를 무겁게 다루는 영화가 아니었으며 코믹한 영화였다. 가볍게 다루되 경박하지 않았다. 인간애가 배어나는... 인간애가 배어나니까 감동이 있는...   난 노래의 능력이 달려 노래의 경지에 깊이 들어가지는 못하되, "음"(音)으로 신을 찬미한다는 이 주제는 속속들이 와 닿았었다. 음으로 신을 경배한다는 이 이론이, 침묵을 수도자 삶의 일상으로 여기는 칸토리안 전통에서 "성"(聲)으로 신을 찬미함도 가하다고 주장하는 젊은 수도자, 그러니까  아르보 수사의 주장을 듣고, 그 말도 맞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로드무비는, 로드무비라는 장르 자체가 미국영화에서 출발했다고 하지만, 헐리우드식의 빠른 템포의 로드무비보다, 이 영화처럼 느리게 진행되는 로드무비는 늘 내게 감동을 준다. 거기다가 내레이터가 나오는 로드무비는 더욱 그렇다. "신과 함게 가라" 이 영화에서 내레이터는 주인공인 아르보수사였다. 나의 칼럼이 "로드필로 로드소피"라는 이름으로 된 것은 "로드무비"의 로드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기도 하다.  

 

 (이 글은 동아일보 등의 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참조하였음 / 사진, 음악 등의 자료는 관련 사이트에서 옮겨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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