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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래기(葬)

*[Funeral]전통 상례 절차(1) - 머릿말

by fireball'Flee 2022. 7. 27.

2008. 1. 10
[자료제공 : 김영태 교수님]


 

 

 

*전통 상례 절차(1) - 머릿말* 

 

 

 


1. 상례(喪禮)의 역사와 의의

우리 나라의 상례는 고려 충렬왕 16년(1290년) 성리학과 함께 들어온 주희(朱憙 1130-1200)의 "家禮"를 그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가례"는 중국의 실정에 맞는 관혼상제의 실천방법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실정에 맞게 재해석이 요구되어 가례정해(家禮精解), 가례집람(家禮輯覽), 예기(禮記), 사상례(士喪禮), 상대기(喪大記), 의례(儀禮) 등 수많은 예서(禮書)들이 출간되어 우리 식의 가례정착의 디딤돌이 되었다.


상례(喪禮)란 사람이 운명(殞命)하여 땅에 묻힌 다음, 대상(大祥) 지내고 담제( 祭), 길제(吉祭)를 지내는 것으로서, 탈상(脫喪)게 되는 3년 동안의 모든 의식을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났다가 언젠가는 세상을 버리고 돌아오지 못하는 저승길로 영원히 떠나는 것이니, 이 세상에 남아있는 가족, 친척, 친지에게 더 이상 슬프고 비통한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관습에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의례 중에서 가장 엄숙하고 정중하여 그 절차까지 까다롭고 그 이론이 구구한 것이 바로 상례이다.


喪禮는 죽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행해지는 의례 전체로서 사람이 태어나서 마지막으로 통과하는 관문이 죽음이고, 이를 처리하는 의례가 상례이다. 그러나 죽음을 처리하는 의례(儀禮)를 사례(死禮)라 하지 않고 상례(喪禮)라 한 것은 시신 그 자체의 처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즉, 상례에는 망자(亡者), 혼(魂), 조상신(祖上神), 상주(喪主)라는 4개의 주체가 등장하고 이에 따라 '망자를 위한 의례', '혼을 위한 의례', '조상신을 위한 의례', '상주와 그 공동체를 위한 의례' 등 4개의 의례로 되어 있다. 이처럼 상례는 공동체성원의 죽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기와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의례적 장치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용(中庸)에 이르기를 '죽은 자를 섬기기를 산 사람과 같이하고, 없는 자를 섬기기를 있는 사람과 같이 해야 한다.'고 했다.

 

원래 상은 죽었다는 말이나 '사(死)'라 쓰지 않고 상(喪)이라 쓰는 것은 효자(孝子)의 마음에 차마 '사(死)'라 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예기를 보면, 부모를 섬기는 데는 3년 동안 상사(喪事)를 치르고, 임금님에는 3년의 복(服)을 입으며, 스승에 대해서는 3년 동안 심상(心喪)을 입는다고 했다.
이 상례는 오례(五禮)의 하나로서, 곧 길례(吉禮:), 흉례(凶禮:喪禮), 빈례(賓禮:), 군례(軍禮:)가례(家禮:)중에 속하는데 이 중의 어느 예보다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안 되는 의식이다.
그러기에 옛날 애공(哀公)같은 임금은 공자에게 물어 본 다음에 상장(喪葬)의 일을 결정했다 한다.

 

 

2. 장례식의 가치

장례식은 "죽음"이란 현실을 깨닫게 하고 "죽음"을 종 지워주는 관습이다.
또한 애도의 분위기를 조성시켜 주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슬픔의 표현이며 한 사람의 슬픔을 애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장례식에서는 한없이 사랑을 주며, 주는 것만큼 받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이를 둘러싼 집단 사회가 그에게 존경과 추모를 드릴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종교적 숙명과 삶의 소중함을 장려할 뿐만 아니라, 죽음이 드디어 일어났음을 사회에 공포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우리는 아주 중요한 의식을 행하고 있다, 제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데에는 죽은 시신을 가족에게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라, 삶을 마감시키는 형식적인 의식을 행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죽음은 얘기치 않게, 어떤 죽음은 예측한대로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간에 살아남은 유족들은 그 손실을 인정하고 그들의 삶도 죽은 이들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계속되어야 함을 인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이다.
유족들의 이 과정에서 없어선 안될 의식이 바로 장례식이다.


장례식을 관장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아주 가치 있고, 본질적인 과정이라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가족, 친지 이웃들이 방문하는 장례식은 무언중에 유가족들에게 아주 필요한 것이며,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데, 없어선 안될 촉매제 역할을 한다.
구약에선 한 사람의 생을 기억하고 추도하기 위해선 이런 장례식이란 의식이 유가족들의 심리적인 건강을 위해서 아주 중요하다고 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의 장례식이 특별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다른 문화들의 장례식이 지적이고 형식적인 면에 치우치는데 반해 한국에선 감정적인 면도 아주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장례식에선 시신의 위생처리(소독)하는 과정과 옷(수시, 습, 소렴, 대렴 즉 얼굴과 육신의 전체를 보여주며 염습을 하고 입관)입히는 전체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외부로 드러나는 행동과 울음 즉 "곡"이라는 하나의 울음소리로 감정을 표출하도록 권장하며, 그 죽은 이의 생전 얘기를 해줌으로써 유가족들이나 친척, 친지 이웃들에게 마침내 죽음이 일어났음을 인식하게 도와준다.


죽음과 대면하게 하는 과정은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는데 아주 중요한 것이다. 그 죽은 이가, 죽기에 살아 왔으며, 사랑을 받았으며 지금은 가고 없음을 장례식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상기시켜 주며, 그 죽음을 종 지워 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오늘날의 장례식을 관장하는 관계자들은 유가족들이 장례식을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외에도 훨씬 더 많은 일들을 한다.
그들은 유가족의 생명보험과 같은 경제적인 면뿐만 아니라, 유가족들이 슬픔을 벗어날 수 있도록 장례식과 사회에서 일어 나는 여러 가지의 장례식 이후의 사례들을 들려주며 유가족들이 빠른 시간 내에 육체적 회복과 정신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시대가 바뀜에 따라 장례식의 절차나 형식은 바뀔 수 있으나 장례식의 기본 가치는 항상 똑같다고 볼 수 있다.
장례식은 유가족들에게 능률적이고 효과적인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소중한 가족들이 죽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삶을 살아가야 하니까.


 

오늘날의 장례식 종사자들은 이렇게 자부심 있게 말한다.
"저희는 저희들의 직업이 아주 장대한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장례식이란 아주 고귀한 역사를 지녔으며, 저희는 미래에도 계속 성취할 아주 장대한 임무가 있기 때문이죠. 남들이 흔히 우리를 보고 단순히 '남이 하지 않는 좋은 일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엔 가족이 상을 당하여 슬픔에 잠겨 힘겨워하고 있을 때, 우리 종사자들은 장례식이란 하나의 의식 속에서 단순히 상업적 가치만을 생각하며 너무나 많은 진실을 왜곡하여 유가족들을 더욱 마음 아프게 하여 왔습니다.
이젠 장례식도 많은 변화를 거쳐 발전하면서 모든 국민4들의 의식이 점차적으로 깨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종사자들도 '유가족의 슬픔은 곧 나의 슬픔'으로 인식하면서 참된 마음을 가지고 진실하게 봉사하는 자세를 가지며 고인에게 마지막의 존경심을 전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 유가족들에겐 아름다운 장례식의 추억을 남기게 하고 고인에겐 한 점 부끄럼 없는 마음의 자세를 가질 때 상가에는 편안함을 고인에겐 영원히 평안함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장례식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발췌] '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 교본' - 귀거래사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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